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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수 文學 散策■ 「제2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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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28 03:29
 
사랑을 위하여
 
 
그대 앞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옛사랑을 불러내지 않으리라
내 상처로 인하여 그대를 울리지 않으리라
지난 날 보다 오늘을 위해 미소 짓고
더 많이 그대의 이름을 부르리라
밤이 오면 하늘을 보고
그대의 별과 내 별을 찾아보리라
일요일이면 작은 성당에 가서 사랑의 언약을 하리라
돌아와서는 그대의 목욕을 돕고
젖은 몸을 마른 수건으로 닦아 주리라
그리하여 두 팔을 벌려 안아 주리라
그대를 위하여 음식을 만들고
식탁에 앉으면 감사의 기도를 올리리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
온몸으로 태양을 맞이하고 온몸으로 태양을 덮으리라
 
 
아중호수 :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에 소재한 385만㎡ 규모 유원지
 
 
 
□ 정성수의 한 문장 □
 
첫사랑을 만난 곳은 다방이었다. 주로 설탕커피와 크림커피를 판 다방은 아침에는 생계란을 탄 쌍화차를 내기도 했다. 간밤에 술이 과했던 사람은 '위티'나 '하이볼'을 주문했다. 위티는 위스키+티다. 하이볼은 위스키+소다수 음료다. 그 시절 다방에서 팔았던 음료는 꽤 다양했다. 모닝커피가 있었고 홍차, 인삼즙, 마즙을, 여름에는 냉커피를 팔기도 했다. 편법이었지만 술도 있었다.
 
당시는 오디오가 귀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다방에 죽치고 앉아 시간을 보냈다. 백수들은 쓰디 쓴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남아도는 시간을 죽이기도 했다. 한 번 들어가면 문을 닫을 때까지 앉아 있어도 누구 한 사람 시비를 걸지 않았다. 음악은 주로 뽕짝이었다. 심각한 표정을 짓거나 다리를 꼬고 앉아 뽕짝을 들어야만 문화인의 축에 낄 수 있었다. 촌닭들은 다방에 드나드는 것을 무슨 벼슬이나 한 것처럼 어깨에 힘을 주기도 했다.
 
다방은 80년대 이후 급격히 줄었다. 서구식 커피숍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어졌고 일부는 티켓 다방으로 변질돼 갔다. 덥수룩한 수염에 군용 점퍼를 입고 구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문청들도, 첫사랑 그 여인도 다방문화의 쇠퇴와 함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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